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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생각

    by codingBearInPlayground 2022. 8. 28.

     지난 한 달 간 내 자신에 대한 회의감이 자꾸 들었다. 회의감이 드는 까닭도 남에게 밝히기 부끄러운 하찮은 것이라 마주할 때마다 더 회의감이 깊어진다.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갈까. 다들 삶을 계속 살고 싶어지게 만드는 자신만의 무언가 하나쯤은 갖고 살아가겠지. 나는 그게 뭔지 모르겠다. 몇 살을 더 먹어야 유아적인 사고방식을 버리고 내 친구들과 나의 형처럼 어른으로 설 수 있을까. 분명 사람은 재미로 태어나지도 않았고 재미로만 사는 것은 아닐 텐데, 일상이 재미없으니 하루 끝에 허무함만 밀려온다.

     

     내가 프로그래밍을 좋아하는 이유도 프로그래밍에 집중하고 있는 동안에는 내 스스로 나를 괴롭히지 않아도 되어서이다.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궁리하는 일에만 몰두하다보면 어느새 시간은 가 있다. 하릴 없이 빈둥댈 때 나를 비뚤어지게 만드는 과거의 못난 행동, 미련, 아쉬움, 후회, 현재의 불만족, 미래에 대한 불안 등이 프로그래밍을 하는 동안에는 자취를 감춘다. 이번 주말 동안에도 계산기 만들기에만 빠져 있었더니 이틀이 훌쩍 지나갔다.

     

     자꾸 체념하고 포기하는 일이 늘어만 간다. 어디서 어떻게 해결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옷을 사도 입고 나갈 데가 없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도 나누어 먹을 사람이 없다. 재미난 일이 생겨도 같이 웃으며 대화할 사람도 없고 감명 깊은 영화를 봐도 혼자 속으로 곱씹기만 한다. 여자는 남자가 나약한 모습을 보이기만을 기다리기라도 하는 듯 약점을 드러내는 순간 떠나버린다. 속을 터놓고 얘기할 사람이 없다. 그래서 사람들이 술담배를 하나보다. 담배라도 다시 피워야 하나. 이게 외롭다는 감정이라면 아마 맞지 싶다.

     

     도서관에 책 3권을 반납하지 않았다. 다음 주 중에는 꼭 반납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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